장애인 재활승마란 신체적, 정신적 장애인이 승마를 통해 심신을 회복하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생애스포츠이다. 말(馬)을 타면서 심신장애를 치료하는 장애인 재활승마는 아직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치료법이지만 유럽과 북미에선 세계장애인승마연맹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외로 역사가 유구해 B.C. 400년경 그리스 문헌엔 '부상당한 병사를 말에 태웠더니 효과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말을 타는 것으로 신체의 기능회복훈련이 되기도 하고, 풍부한 감정의 변화가 보여지기도 한다. 정서순화요법, 물리치료요법, 스포츠요법 등에서 효과가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장애인 재활승마가 일부 소수 장애인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아쉬움이 크다.
 
장애인 재활승마는 국내논문 및 학술회를 통해 특수아동의 재활치료에 효과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고돼 왔다. 2009년 광운대 정보복지대학원 석사논문 '재활승마프로그램이 특수아동의 우울감과 사회성에 미치는 효과'에 따르면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참여한 뇌병변, 정신지체, 발달장애, 자폐아 등 특수아동 18명은 8주간의 강습을 받은 후에 평균 우울감 수치가 49.88에서 44.35로 감소해 우울증세가 상당히 호전되었고 사회성 수치는 40.35에서 45.55로 증가해 대인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모들은 면담에서 대부분 소극적이고 무표정한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대인관계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의사표현과 어휘 구사능력도 눈에 뜨게 향상되었다고 답했다.
 
또 중앙대 체육학과에서 석사논문 '발달장애아들의 승마운동프로그램 효과검증'을 발표한 서범석 조교사가 발표한 석사논문에 따르면 N승마장에서 2개월간 진행된 승마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발달장애아동 5명은 프로그램 후 승마운동, 질서, 예의범절 그리고 사회적 기술요인에서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사회적 기술요인의 3가지 하위요인인 협력, 자기주장, 자아통제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도 장애인 재활승마의 가치를 아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장애인 재활승마의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중증장애인 당사자 및 보호자들이 일반치료보다 동물을 매개로한 장애인 재활승마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있어 인천대 사회체육과와 연계해 지난 5월부터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잇으며, 재활승마를 이용하고자 하는 장애인들의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잇는 한 학생의 어머니는 "재활승마는 말 위에 균형을 잡고 앉을 수만 있으면 어떤 장애인도 할 수 잇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는 매주 승마 타러 오는 걸 매우 기다려요. 최소 3명의 리더와 사이드 워커가 앞과 양 옆에서 보조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초기에 접근하기에도 매우 쉽고 집중력도 길러지고 동물과 함께해서 정서적으로도 좋아요"라고 말한다.
 
요즘은 꿈을 향해 계단을 쌓아가는 기분이다. 장애인 재활승마는 활동에 제한이 많은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것과 같다. 말위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그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그 신비함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이 될지 설렌다.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장애인 전용 재활승마장을 확보하여 재활승마를 통해 승마가 값비싼 치료라는, 일부 상류계층이나 귀족스포츠로 여기는 편견을 넘어 많은 장애인들이 재활의 한 방법으로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잇는 재활치료의 한 축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누구와 함께한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마음을 주고받음으로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든든한 지원군을 얻는 기분까지 든다. 이것은 상대가 꼭 사람이 아니어도 가능한 일이기에 말과 교감하는 것 또한 크나큰 위로와 힘이 된다. 운동도 되고, 말과 정서적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장애인 재활승마'를 장애인들의 재활의 한 방법으로 확대해 장애인의 정상화를 한걸음 더 앞당겨 나가고 싶은 바람이다.
 
/정용충(인천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출처 : 2010년 11월 12일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