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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평등한 사회통합 장애인정책


글. 김성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장  |  cowalk1004@daum.net




4차 산업혁명의 이해


오늘 인류는 1차 농업혁명, 2차 산업혁명, 3차 정보산업혁명 시대를 거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다. 농업혁명은 기원전 7,000년 전 인류가 수렵과 채집 경제에서 곡류재배와 가축사육을 하면서 농업사회로 생산경제를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일어났다. 이후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영국에서 시작된 기계의 발명과 기술혁신을 통한 생상양식의 기계화, 공업화로 산업혁명이 전개됐다. 수공업 시대에서 대량생산의 공업화 시대가 된 것이다.


정보화 혁명은 1990년을 전후해서 디지털과 인터넷을 통해 기존의 세계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산업사회에서는 자본, 자원, 노동 등 물질의 소유가 힘의 근원이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생산해 내는 인간의 창의력과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및 미디어 활용 능력이 모든 힘의 근원이 됐다. 미디어는 기술발전의 집합체이고, 경제·사회변화와 정치개혁의 원동력이며 문화의 촉매제다. 이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SNS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런 변화에 따라 국내와 해외의 구별이 없는 지구촌 세계에 살게 됐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지식이 생산, 유통됐지만 정보화 시대는 학교 밖에서 더 많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혁명적으로 생산되고 유통된다. 이제는 과거 지식은 이미 쓸모가 없는 낡은 잘못된 지식이고, 지구지식의 총량이 1년에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식도 오픈소스(open source)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시대가 돼 누가 지식을 더 많이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은 김대중 정부에서 정보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서 1999년에서 2000년까지 1년 만에 전국에 디지털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고 학교 정보화와 마을 정보화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전국민 인터넷 교육을 실시해 노인을 포함해서 3,500만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2000년에서 2002년까지 2년 동안에 전자정부를 완성했다. 전자정부의 슬로건은 “컴퓨터 마우스를 쥔 손 안에 정부가 있다(Government in Your Palm)”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방식으로 정부의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또한 경제도 전자상거래(B2B)를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을 하게 됐다.


정보화산업의 핵심인 IT과학기술산업을 적극 육성해서 전자산업이 일본을 능가하게 됐고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전통산업에 IT를 접목시켜 이 산업들을 세계 최선두산업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IT와 함께 BT(생명과학기술), NT(나노과학기술), CT(문화과학기술), ET(환경과학기술), ST(우주과학기술) 등 6T 과학기술을 적극 육성했다. 이런 6T 과학기술은 새롭게 도래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 빛의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데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속도(Velocity)면에서 1~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 속도로 전개(세계가 다면화, 상호 깊게 연계, 신기술이 더 새롭고 뛰어난 역량)되고 있다. 둘째, 범위와 깊이(Breadth and depth)면에서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서 개인만이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를 전례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 ‘무엇을’ ‘어떻게’ 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셋째, 시스템 충격(System Impact)면에서 국가 간,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사회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한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물리학 기술, 디지털 기술, 생물학 기술의 상호 연계 및 융합 △물리학(Physical) 기술- 첨단 AI(인공지능 로봇)공학, 무인 운송 수단, 3D 프린팅, 신소재, △디지털(Digital) 기술- 사물 인터넷(Iot), 블록체인, 비트코인, 공유경제(on demand economy, 주문형 경제), 디지털 플랫폼 △생물학(Biological) 기술- 인간게놈프로젝트,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 DNA 데이터 기록으로 유기체 제작 가능), 유전자 편집, 맞춤형 인간 탄생, 맞춤형 헬스 케어, 생명(농업)먹거리 산업 등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2030년 이전에 과거와 전혀 다르게 이루어질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의 메가트렌드는 여섯 가지인데, 인터넷과 사람의 결합, 컴퓨팅의 유비쿼터스화와 저장 공간의 무한 확장, 사물인터넷의 전개,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부상, 공유경제 확산, 물질의 디지털화 등이다. 그리고 2030년까지 현실화되는 과학기술 티핑(임계점)포인트 21가지를 제시했다.


1. 2018년 사용자의 90%가 무제한 무료 데이터 저장장치를 갖는다. 2. 2021년 로봇 약사가 등장한다. 3. 2022년 1조 개의 센서가 인터넷에 연결된다. 4. 2022년 세계인의 10%가 인터넷에 연결된 옷을 입는다. 5. 2022년 3D 프린팅 자동차 양산이 시작된다. 6. 2023년 삽입형 스마트폰이 등장한다. 7. 2023년 빅 데이터 기술이 센서스를 대체한다. 8. 2023년 안경의 10%는 인터넷에 연결된다. 9. 2023년 인류의 80%가 온라인에 디지털 실재를 갖는다. 10. 2023년 블록체인을 통한 세금 징수가 시작된다. 11. 2023년 세계 인구의 90%가 손 안에 슈퍼컴퓨터를 갖는다. 12. 2024년 인구의 90%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13. 2024년 3D 프린트로 만든 간이 이식된다. 14. 2024년 홈오토메이션이 가정 인터넷 접속의 대종을 이룬다. 15. 2025년 소비자 용품의 5%는 3D 프린팅으로 만든다. 소규모 제조업 비즈니스를 위해선 1천만원대 이하의 3D 프린터만 있어도 충분하다. 16. 2025년 기업 회계감사의 30%는 인공지능이 처리한다. 17. 2025년 카 셰어링을 이용한 여행이 자가용보다 많아진다. 18. 2026년 자율주행차가 미국 차량의 10%에 이른다. 19. 2026년 인공지능 기계가 기업 이사회에 참여한다. 20. 2026년 교통신호등을 없앤 대도시가 탄생한다. 21. 2027년 세계 GDP의 10%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보관된다.


동시에 다보스포럼은 2020년까지 요구되는 능력과 4차 산업혁명 시대 성공을 위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2020년에 요구되는 능력은 과거와 전혀 다른 능력, 곧 상상을 디자인하는 창의적 능력, 인지능력, 빅 데이터 활용 능력, 시스템 기술,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콘텐츠 기술, 프로세스 기술, 사회적 기술, 자원관리 기술, 기술적 능력, 육체적 능력 등이다. 2. 4차 산업혁명 시대 성공조건은 상황맥락 인식지능(정신), 정서지능(마음), 영감지능(영혼), 신뢰와 공유, 신체지능(몸), 건강, 평정심, 배짱 등의 함양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음과 같은 일상생활의 변화를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1. 인터넷과 빅 데이터 중심의 생활,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폰이 아니라 슈퍼컴퓨터 2. 인공지능 로봇과 협업 및 경쟁 3. 인간다움, ‘내가,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과 윤리적 판단 4. 상상력과 창의력, 종교와 문화예술 중요 5. 전통적 학교가 소멸, 시공을 초월한 새로운 유비쿼터스 학습시스템 등장 6. 가정과 병원의 자동 접속 네트워크 시스템 생활화 7. 소유보다 이용의 가치 우선(공유경제), 광고이용 보다 주체적 정보이용 8. 기존 산업과 일자리 줄어들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등장 9. 대기업 중심에서 1인 기업 등 소기업 중심으로 전환, 산업과 일의 네트워크 시스템 형성 10. 새로운 삶과 일의 균형(New Balance of life and work) 절대 필요, 자동화 및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때문에 인간 노동 축소에 따른 기본 소득제 도입 11. 차별과 배제 및 격리가 아닌 상호연계와 평등한 통합의 네트워크시스템 생활(네트워크는 상호 평등하지 않으면 완전하게 작용하지 않음) 등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고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삶을 요구한다. 이미 빛의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이 결코 거부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등한 사회통합 장애인 정책 4차 산업혁명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고 살아왔던 생활양식과는 전혀 다른 삶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2차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을 위한 획일적인 기계적 양식과 시간과 공간에 매여 있던 삶에서 다양성과 개별적 특성이 더 중요하고, 시공을 초월해서 언제 어디서나 일과 학습이 가능한 사회에 대한 변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이렇게 변화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2차 산업사회에서 가장 차별받고 격리 및 배제됐던 장애인들에게 평등한 참여와 통합의 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사회 환경과 삶의 양식의 기회를 주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과학기술 발달은 그동안 장애인의 장애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한다.


그렇지만 물리적 환경의 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의식의 변화다.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식이 변화되지 않으면 장애인에 대한 물리적 환경의 변화도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애인은 누구인가?



장애인은 장애인당사자가 장애로 겪는 고통보다 비장애인이 가진 편견과 차별에서 더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따라서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장애인은 세 가지 관점에서 인식됐다.

첫째, 장애인은 장애로 인해 기능과 능력이 손상당한 사람이라는 인식이다. 그래서 장애인을 영어로 Disabled라고 불렀다. 이것이 지금까지 장애인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인식이 됐다. 그래서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이 손상당한 기능과 능력을 재활(rehabilitation)시켜주는 것이 중심이 됐다. 이에 따라 정형외과 재활전문의가 장애인 전문가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재활협회가 장애인정책과 관련 업무를 총괄해 왔다. 세계적으로도 RI(Rehabilitation International, 국제재활협회) 기구가 장애인 정책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재활이 필요하지만, 장애인은 재활대상이라는 인식 때문에 도리어 장애인은 능력과 기능이 부족하고 무능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가정과 사회에서 배제당하고 차별 당했다.


그런데 비장애인에게 차별당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하고 비장애인에게 의존해 왔던 장애인들이 점차 의식을 각성하면서 비장애인의 눈이 아니라 자기의 눈과 귀로 사회와 세상을 보는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외치게 됐다. 장애인들은 이런 새로운 각성에서 1981년 51개국 400여 명의 장애인들이 싱가포르에서 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DPI(Disabled Peoples International, 국제장애인연맹)를 탄생시켰다. 이후 장애인정책은 비장애인 관점이 아니라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으로 전환됐다. 그렇지만 장애인 문제해결은 장애인당사자의 관점이 중요하지만 장애인당사자들만으로는 되지 않고 비장애인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타적인 DPI가 아니라 RI와 협력하는 장애인정책으로 발전하게 됐다.


둘째, 장애인은 장애 때문에 사회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다. 이런 인식에서 장애인을 영어로 Handicapped라고 불렀다. Handicapped 관점의 장애인정책의 핵심은 접근권(right of access) 해결이다. 접근권은 외형적으로는 시설(주택, 병원, 학교, 제반 건물 등)이용과 이동 및 교통의 자유로운 접근, 그리고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 특히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접근 등을 의미한다. 내적으로는 학교에 다닐 권리와 자유로운 직업 선택권 등이다. 지금까지 사회의 모든 시설과 교통은 비장애인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장애인은 자유로운 이동을 하지 못하고 집 안과 사회 안에서 감옥에 있는 것처럼 갇혀 살았다. 또한 장애인은 무능한 존재로 인식됐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울 기회도, 직업을 가질 기회도, 사회생활을 할 기회도 빼앗긴 불리한 조건에 놓여짐으로써 더욱 무능한 존재가 됐다. 그럼에도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기회를 갖지 못한 결과로 인한 무능함을 본질적인 무능함으로 낙인찍었다.


사실 불평등한 사회에서 평등한 사회적 조건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결과로 인한 열등함에 대한 차별은 장애인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여성들도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배움과 직업을 가질 기회를 갖지 못한 결과로 인한 열등함이 여성의 본성처럼 인식돼 오랫동안 여성차별이 정당화 됐다. 그러므로 Handicapped 관점의 장애인정책은 사회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해결해 주는, 곧 제반시설과 교통의 자유로운 접근, 필요한 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 배움과 직업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셋째, 장애인은 장애를 가졌지만 장애 외에 다른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People with Differnt Abilities(다른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라고 불렀다.


현재 지구상에 75억 명 정도의 사람이 살고 있는데, 똑같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심지어 쌍둥이라도 다르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양한 신체적 조건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를 형성하면서 특정한 관점의 신체적 조건과 능력을 표준화해 이것과 다른 사람을 차별했다. 오랜 역사 동안 사회적 기준과 표준을 결정해온 사람들은 그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과 부를 가진 지배계층의 남성, 백인, 비장애인들이다. 학교제도와 지식도 보편적인 것 같지만, 지배계층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만든 제도이고 지식이다.


그동안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대한 투쟁으로 어느 정도 인종차별과 여성차별은 완화됐지만 장애인 차별은 여전하다. 특히 남성, 백인, 비장애인이 가진 우월의식은 여성, 비백인, 장애인들이 선망하는 가치가 됐고, 이것이 무의식적으로 내면화돼서 차별을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모든 사람에게는 관점에 따라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그런데 사람을 단점만 가지고 평가하면 인정받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마찬가지로 장애인은 장애의 단점만이 아니라 다른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 장애인의 일자리도 장애인의 장점에 맞추면 장애인도 전문가가 된다.


- - - - - - - - -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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