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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아름다움에 함께 빠져보아요 작성일2010.06.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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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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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 이야기꽃 활짝, 인천시 중구 여성장애인 꽃꽃이 모임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결에 익숙한 향이 진하게 배어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순백의 아카시아가 햇살을 잔뜩 받아 눈이 부실정도다. 그 향긋함과 눈부신 자태에 피로감이 사라지고 순간 행복감이 그득 밀려온다. 그저 때를 따라 싹 틔우고 꽃 피우는 연약한 식물이건만 그 작은 생명체에 이런 엄청난 위력이 숨어있다니.
문득 꽃만 자주 보고 살아도 삶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비밀을 알아서였던 것일까? 매주 꽃을 만나는 행복한 이들이 있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3년을 이어온 꽃사랑
 
 5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2시, 인천시 중구 송월동 김순분 씨 집이 슬슬 분주해진다. 낯익은 손님들이 하나, 둘 찾아오고 한아름 꽃을 든 마지막 손님이 도착하자 어느덧 주방은 꽃꽃이 강습실로 변한다.
 
"오늘 재료는 미선나무와 장미, 스프레이카네이션과 소국이에요. 이 꽃들을 가지고 6월 10일에 있을 꽃꽃이경연대회를 준비할 거예요. 먼저 주지로 세울 미선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중심을 잡아 세워주세요."
 
꽃꽃이 지도를 맡은 하윤재 씨의 설명이다. 여기 모인 이들은 인천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는 여성장애인들로 올해로 3년째 매주 꽃꽃이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회원은 모두 5명이지만 이날은 이런저런 일로 몇 명이 빠지고 김순분 씨와 김명심 씨 둘이서 수업을 듣는다.
 
하 씨의 설명과 함께 오아시스 중심에 미선나무가 자리하고 네 귀퉁이에 장미를 꽂고, 장미 사이사이에 카네이션이 자리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세세한 설명이 없어도 술술 자리를 채운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바닥에 펼쳐져 있던 꽃들이 오아시스 위에 조화롭게 자리했다.
 
"회원들이 워낙 열정적이어서 잘 모이고, 이젠 꽃꽃이도 알아서들 잘 해요. 6월에 대한꽃문화협회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데 5명이 합동으로 작품을 만들 예정이에요. 이번에만 그렇게 분위기를 파악하고 내년에는 개인적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거라 생각해요."
 
하 씨의 계획을 듣는 회원들의 얼굴에 약간의 부담감과 더불어 알 듯 모를 듯 기대감과 설렘도 담겨 있다. 어쩌면 상상 속에서 이미 대회에 출전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수업이 집에서 열려서 그런지 몰라도 모임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했다. 간식으로 참외도 나오고, 꽃꽃이 하는 내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모이면 반은 수업하고, 반은 수다 떨고 그래요. 간식도 고구마 삶아 먹고, 계란 삶아 먹고 과일도 먹고, 가끔은 바닷가나 산에 도시락 싸들고 소풍도 가요. 가서 야생화도 구경하고 즉석에서 꽃꽃이를 하고 서로 소감도 나누고, 이제는 밖에 나가는 걸 더 좋아들 해요."
 
 구태여 하 씨가 설명하지 않아도 가족 같은 끈끈한 정이 단번에 느껴졌다. 더구나 매주 꽃을 가지고 작품을 만드니 고상하고 우아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좋은 모임을 과연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걸까? 
 
"제가 꽃꽃이를 30년 가까이 했는데 인천의 다른 복지관에서 지도하면서 현재 중구복지관 관장님이신 정용충 선생님을 알게 됐어요.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지내다가 선생님께서 중구복지관에 관장님으로 오시게 되면서 꽃꽃이 지도를 제안 하셔서 바로 수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처음에는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아 복지관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다 자조모임으로 독립하고, 몸이 불편한 김순분 씨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김 씨의 집에서 모임을 하게 된 것.
 
  "어느 날 복지관에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거동이 불편해서 복지관에 오기 어려우니 장소를 제공하면 꽃꽃이도 배우고 서로 좋을 것 같다고 말이죠. 그래서 시작한 게 벌써 2년이나 됐네요. 이렇게 좋은 강사님에게 꽃꽃이도 배우고, 회원들이랑 대화도 나누고 바람도 쐬러 가고, 꽃꽃이를 하면 마음이 차분해져서 참 좋아요."
 
 5명의 멤버가 변함없이 꾸준히 모임을 이어오는 건 김 씨와 회원들의 열의 못지않게 강사인 하 씨가 특별한 애정으로 헌신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복지관 예선이 넉넉지 않아 처음부터 강사료 없이 선생님께서 매번 지료도 직접 다 사오셨어요. 그야 말로 순수하게 봉사하시는 거죠. 덕분에 회원들이 즐겁게 배우면서 실력을 쌓고 있어요."
 
중구복지관 조세희 복지사의 설명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3년이 다 되도록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재료를 직접 장만해 가르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30년 전 외할머니에게서 꽃꽃이를 배웠는데 워낙 가르치는 일을 좋아해서 기회가 되는 대로 꽃꽃이를 가르쳤어요. 취학 전 아이들부터 여고생, 주부 등 아주 다양했죠. 그러다 한번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을 지도한 일이 있었는데 그분들이 너무들 좋아하시는 거예요. 그때 장애인들에게도 꽃꽃이가 큰 도움이 되겠다 싶어 몇몇 장애인복지관에서 지도하게 됐어요."
 
복지가르치는 일이 좋아 시작하게 된 자원봉사가 하 씨에게 이제는 일상이 된 듯 했다. 본인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하는 거지만, 전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자신이 행복해져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더 많은 이들과 더 큰 기쁨을
 
관 개관과 더불어 시작된 여성장애인들의 꽃꽃이 모임은 이제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도 끈끈한 정으로 배움의 기쁨을 만끽하는 보기 좋은 모임이다.
 
"복지관에서 모임을 갖는 것보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집에서 반상회처럼 소규모로 모이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고 분위기도 좋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 모임이 좋은 모델이 돼서 앞으로 더 많은 자조모임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복지관 지역복지팀 이상목 팀장의 설명이다. 강사만 확보된다면 지역마다 다양한 취미 모임이 장애인들의 집에서 열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장애인 회원들이 강사로 세워져 새로운 모임을 만들어 확산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가르치는 것도 당사자에게 큰 의미가 되고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좋은 취미활동을 전수할 수 잇으니 여러모로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팀장의 제안에 하 씨는 지금도 회원들이 충분히 가르칠 수 있다고 맞장구 치고 나선다.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 없는 눈치지만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 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활동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줘서 시작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회원이 많아요. 손을 사용하는 것도 재활에 큰 도움이 되고요. 원예치료라고도 하는데 장애인들에게 꽃꽃이는 아주 좋은 취미활동이죠."
 
정말 그렇게 되면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효과, 어찌 보면 도저히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 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활동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줘서 시작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회원이 많아요. 손을 사용하는 것도 재활에 큰 도움이 되고요. 원예치료라고도 하는데 장애인들에게 꽃꽃이는 아주 좋은 취미활동이죠."
 
워낙 사람이 좋은 하 씨의 특별한 정성과 헌신이 있어서 그럴까? 중구복지관 꽃꽃이모임은 정말 누가 봐도 함께하고 싶은 모임이다. 이들의 바람처럼 여기서 배운 회원들이 강사가 된다면 더 많은 이들이 꽃과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꽃을 보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지 새삼 확인하게 된다. 꽃꽃이까지는 안 되더라도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월간 교통평화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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